지방은 모르겠다만 서울 지역은 1.5룸이 대세가 되고 있는 중이라서 결혼하기 전이라면 한번 쯤은 거쳐가는 주택 사이즈가 될 것 같다. 제일 하고 싶었던게 건조기 설치였는데 지금 너무나도 만족한다. 참고로 9kg하고 가격 차이가 별로 안난다.
용량 고민
집에 설치되어있는 세탁기는 9kg인데 건조기 17kg이 가당키나 한걸까? 하는 생각이 자꾸 들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세탁기 건조기 용량 조합에 대해서 잘 모를 때는 일체형 제품을 보면 단번에 알 수 있는데, 보통은 25kg+21kg, 아니면 21kg+17kg 이런식으로 세탁기에 비해서 건조기 용량이 4kg정도 모자른 상태로 세트로 맞추더라.
근데 나는 제조사와 전문가가 권장하는 것을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짓을 하겠다는 거라서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였는데 지금 한달 넘게 사용하는 관점에서 괜한 걱정을 했던 것 같다.
사이즈, 가격, 용량 매칭에 대한 문제 이런걸 생각해서 9kg 이하의 소형 건조기를 구매했으면 정말 엄청나게 후회했을 것이다.
역행해서 17kg을 구매하고서 한달 동안 써보고 난 후 깨달은 점은 다음 2가지이다.
- 고민이 많아질 수록 시간 낭비라는 점.
- 이불털기, 패딩케어는 신의 한수.
색상 고민
DV17T8520BW 모델명은 흰색인데, 끝에 이니셜 BV로 시작하는건 블랙캐비어 색상이다.
둘중에 엄청 고민을 하다가 가전제품을 전체적으로 흰색을 맞추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는 가격 생각하지 않고 바로 흰색으로 선택했다.
선택 잘했다고 스스로 칭찬 중. 인테리어 고민이 많았는데 지금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매칭을 잘 하고 있는 중이다.
솔직히 딱 보더라도 블랙 캐비어가 더 고급스러워 보이고 뭔가 이뻐보이는건 사실인데, 실물은 흰색이 훨씬 낫다.
중간에 영롱한 빛깔을 내고 있는 유광 그레이 덕분에 흰색임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고급스럽다. 그리고 이거 하나 들어오면 인테리어 전체가 밝아지는 효과가 있다.
위치 문제
나는 거실을 작업실로 쓰고 있어서 도저히 공간이 나오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방에 설치를 했다.
침대 옆에 두는 것이 잘하는 짓인가 싶었는데 지금 너무나도 만족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일단 소음과 습기 2가지가 걱정되었는데, 소음은 전혀 문제될게 없는 수준이고, 습기는 배수통에 물이 모이는 타입이라서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이다.
기사님한테 습기에 대해서 물어보니까 정말 미세하게 뒷판에서 나오기는 하는데 제습기가 필요할 정도로 답답한 건 아니라고 하더라.
비올 때 문 다 닫고 사용해봤는데 아주 좋았다. 3-5kg 소형 건조기는 배수통이 따로 없고 습기가 뒷판으로 모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집안이 난리가 난다.
방 안에 옷장이 같이 있는데, 건조하고 나서 바로 옷을 넣을 수 있는 흐름 자체가 너무나도 깔끔해서 좋다.
다른 사람들 보니까 옷방이 따로 있으면 거기에다가 건조기, 스타일러, 로봇청소기를 설치해서 삼위일체를 이루던데 나도 나중에 이사를 가게 되면 그렇게 해야겠다.
일단 결론적으로 다용도실 말고도 거실, 안방 어디든 설치해도 상관없다.
설치 문제
덩치 큰 녀석이 내가 원하는 위치까지 어떠한 저항도 없이 들어와야 한다.
그래서 통로 입구까지 사이즈를 전부 다 재봐야하고, 들어오는 시뮬레이션까지 다 상상해봐야 한다.
나도 들어가는 입구 사이즈가 간당간당 했었는데 별도로 작업할 필요없이 쏙 들어가서 놀랬다.
기사님한테 물어보니까 도어 해체까지는 서비스로 해주는데 그 이상은 분해설치 업체에 전화해서 해야된다고 하더라.
삼성의 제품 설치 프로세스를 보니까 설치가 안되면 무조건 제품을 회수하게 되어있다고 한다. 그래서 만약에 원하는 위치에 들어가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다른 곳에 설치를 완료하고 나서 분해설치 업체를 부르기 바란다.
그래서 사이즈가 뭔가 애매할 것 같다면 설치 위치를 적어도 2곳은 생각하고 주문해야 된다.
진입 통로 사이즈 확인 꿀팁
기사님이 설치할 때 바퀴 달린 조그만한 깔판에 올려서 통로를 진입하게 되기 때문에 제품 사이즈와 통로 사이즈만 비교하면 된다.
17kg 기준으로 가로가 68cm 깊이가 84cm인데, 진입하는 통로가 직선만 있는 경우에는 통로 폭이 최소 68cm 이상만 되도 다 들어간다.
근데 집이라는게 통로가 직선만 있는게 아니고 구불구불한 곳이 무조건 있는데, 이 때 제품을 회전해서 꺽어야하는 특정 구간이 있다.
이 구간의 대각선 길이가 108cm를 넘어가는지 확인하자. 108cm는 제품의 대각선 길이다.
기사님도 이 구간에서 제품이 회전하는지 확인할 때 해당 구간의 대각선 길이를 재보고는 당당하게 무조건 된다고 얘기를 하더라.
열교환기 청소
예전에 안좋았던 경험이 있어서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청소해야되는 줄 알았는데 지금은 안에 투명한 필터를 추가로 넣어서 먼지가 아예 들러붙지 않도록 해두었더라.
그래서 열교환기는 1년에 한번씩만 청소해주면 되고, 투명한 필터는 경고 알림창이 뜨면 그 때 한번씩 물청소하면 끝난다.
lg는 열교환기 청소를 굳이 안해도 되는 자동세척 기능이 들어가 있는데, 처음에는 이게 부러웠지만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진 것 같다.
인공지능 코스 대박
Ai 맞춤코스라고 표준코스 바로 옆에 이게 있는데, 센서가 세탁물 소재나 무게 이런거 다 감지해서 알아서 건조기를 돌려버린다.
내가 빨래가 아니니까 실제로 그렇게 하는지 안하는지 과학적으로 판단할 순 없었다.
그래서 한달 동안 빨래양을 적게도 넣어보고 많이도 넣어보고 티셔츠만 넣어보기도 했는데, 건조시간이랑 건조정도 수준이 달라지는 걸 보고서 진짜 인공지능이 감지하는게 맞구나 싶더라.
전원을 켜면 표준코스가 기본으로 설정되기 때문에 다이얼을 딱 한번 돌려줘야하는게 조금 아쉽긴 한데 이 정도 가격에 이정도 성능이면 단점 같아보이지도 않는다.
1.5룸에서 혼자 지내는 사람이라면 빈 공간을 만들려고 하지 말고 최대한 가구와 가전으로 꽉 채워넣기 바란다. 그래야 덜 외롭다.
집에 공간만 나온다면 세탁기 용량 상관없이 무조건 건조기 17kg 이상으로 구매하자.